[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동곡서당

2018-05-02     경남일보
 



동곡서당

나라가 힘들었던 시기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늘 검소하게 살라는

 

난초 같은 획마다
봄빛 담아 꽃이 피네

-제정례(시인)



경남 고성군 대가면에 있는 서당이다. 봄 날, 우러러 영상을 포착한 시인에게 뭔가 남다른 서당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정례 시인의 조부(제영근)께서 건립하여 운영하던 곳으로 국난의 시기에 국가의 독립과 발전에 힘썼으며 국민에 대한 계몽과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는 기사를 찾아보게 된다. 한 가정의 자랑할 만한 역사의 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부를 이어 부친 제정도 시인은 2012년 대한민국횃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문학일보 제3회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활발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정례 시인에 이르기까지 3대를 걸쳐 문인인 셈이다.

‘함재’ 제영근 조부가 서각하신 정검실(靜儉室) 현판에는 ‘이 곳에 들른 사람들이 고요한 가운데 검소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은은히 흐른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