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사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

2018-05-07     박도준
경상대학교에서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경상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과 공동기획으로 ‘강제동원 공유하기-흩어진 기억의 조각들’ 전시회가 바로 그것.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배경과 구체적 유형, 진주지역의 강제동원 관련 사진과 그림 등 각종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의 인권유린은 영화 ‘군함도’ 등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일제 강점기 때 강제노역에 내몰린 노동자의 수는 780만 명으로 당시 국민의 3명 중 1명이 피해자다. 하지만 조명을 받은 것은 일본 등 외국으로 끌려간 120만 명. 국내 징용자는 650만 명이나 된다.

▶지난 3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 유족총연합회는 집회를 열고 “1975년 박정희 정부 당시 일본으로부터 피해자 몫으로 받은 ‘청구권자금’이 국가경제개발의 초석이 됐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 배상과 명예회복을 60년이 넘게 방치한 정부의 부당한 처리를 성토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그동안 ‘한-일 과거사 청산’이라는 의제로 종종 이 문제를 쟁점화했지만 기존 정부는 한·일 협정에 의해 민간 청구권까지 소멸됐다는 일본 쪽 주장에 사실상 동조해왔다. 덮어두고 가기에는 이분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 문재인 정권에 기대를 걸며 이번 특별전시가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찾아가 보자. 진주지역의 강제동원 관련 사진과 그림 등도 전시되고 있다.

박도준(지역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