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유통 일체형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8-05-08     경남일보
1970년대, 해외여행을 가면 반드시 사와야 하는 물품이 있었다. 코끼리표 밥솥과 워크맨, 카메라, 전자손목시계가 그것이다. 부의 상징이자 차별화된 신분을 과시하는 물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선 흉내도 못내는 선진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세계 최정상급에 도달했다. 한 때 값싼 와이셔츠와 합섬의 대량수출로 무역의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고임금 노동집약적 산업은 이미 저개발국으로 이전해 버렸다. 그러나 의류산업은 아직도 제조와 유통일괄형시스템으로 원가를 낮추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생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의류브랜드인 지유가 5000원~1만 원대의 청바지를 국내에 판매할 매장을 계획하고 있어 의류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이미 유니클로 시장은 1조 원대를 넘어서고 있는데 최저가의 일본브랜드 지유가 상륙한다면 국내 의류시장은 요통을 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메라, 워크맨, 밥솥, 전자시계가 이제는 청바지가 되어 우리의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20~30대의 젊은이들이 온통 일본메이커 지유에 탐닉될까 우려된다. 무엇보다 국내브랜드의 타격이 걱정이다. 의류는 시류와 유행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열도와 대만, 홍콩은 이미 지유의 열풍이 불고 있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