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엄마는 몇 살이야?

2018-05-14     경남일보
우리 엄마의 진짜 나이는 몇 살 일까? 사회적으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노산이 많아지면서 학부모들의 나이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1학년 학부모라 해도 50대에 가까운 부모님들이 계시다보니 아이들만 보고서는 학부모의 나이를 제대로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학부모의 나이를 정하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엄마나 아빠의 나이는 우리아이의 나이와 동갑이다. 우리 아이의 나이만큼 성장하고 그 눈높이로 주변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야. 나는 좀 더 나이가 많고 좀 더 현명하지. 11살은 넘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소통을 불통으로 만드는 오류의 시작이고 아이와 부모님들 사이의 벌어진 정도가 된다. 마흔이 넘도록 살아온 나의 경험을 이용하여 아이가 잘 따라할 수 있도록 고삐를 단단히 비틀어 쥐고 끌고 가는 것이 소통인가? 내 아이 11살의 경험에 동참해서 손을 잡고 미지의 것들과 만나고 부딪치는 것이 소통인가?

“우리아이를 이해 할 수 없어요.”

“제 눈에는 너무 예쁜데, 왜 선생님은 칭찬을 하지 않으세요.”

우리 아이를 제대로 이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라면 아이의 나이보다 부모님의 나이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우리아이의 행동이 무조건 예쁘기만 해서 주변의 충고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라면 부모님의 나이가 우리아이의 나이보다 더 어려서라고 볼 수 있다.

11살의 아이와 학부모님을 만나고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은 몇 살일까?

우리 선생님의 나이는 12살이다. 11살보다 딱 1년 앞서서 세상을 향해 출발한 셈이다. 선생님이라고 해서 아주 많이 알고 있고 저만치 멀리 서 계시지도 않는다. 내 아이의 한 발자국 앞에 서서 손을 내밀어주며 함께 길을 찾아서 걷고 있을 뿐이다.

5월은 가족의 달, 소통의 달이다.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자신의 사랑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달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그대들이여. 위대한 성취를 이룬 부모님이나 스승님들의 시간보다는 가까이서 밀고 당기며 함께 도전해 가는 개척자들의 시간 아래 모여서.

“우리아이의 나이는 몇 살이지.” 그렇게 되묻기를 바란다.
 
신애리 (수정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