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방사의 연기

2018-05-16     경남일보
이 달 중순, 우포늪일대에서 빛을 보게 된 역사적인 따오기 복원 방사가 내년으로 연기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겨서가 아니라 방사이벤트의 격을 갖추기 위해서라니 언짢은 감이 없지 않다. 최근 일본에서 실시한 중국입양 따오기행사에 일본의 왕세자가 참석한 점을 감안, 우리도 국제적 의전에 모양새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의 일정에 맞춘 듯하다. 시기적으로 내년 이맘 때쯤이 적합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모양이다.

2008년 람사르총회가 경남에서 열린 것을 기념해 중국에서 한 쌍을 들여온 이후 국내 따오기의 개체수는 300여마리로 늘어났다. 1979년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이후 40년만에 다시 자연상태에 따오기가 살게 하겠다는 생태복원사업이어서 각계의 관심이 높았다. 지리산 반달곰생태적응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자연상태에서의 증식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따오기의 생태복원은 그만큼 기대가 높았다. 생태환경이나 따오기의 생태적응이 문제가 아니라 방사행사상 문제로 연기되는 것은 그동안 적응훈련을 해온 따오기에게는 분명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이왕 결정된 사업이라면 시기연기가 따오기 생태복원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 최근 지리산 반달곰의 주거지역 이탈을 반면교사로 삼아 따오기가 방사될 우포늪 일대의 생태환경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 방사된 따오기가 최적의 환경에서 살아남아 번성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따오기는 날개가 있어 반달곰보다는 생활 반경이 넓고 자연상태에서의 천적도 많아 면밀한 거주여건조성이 필요하다. 우포늪 방사에 우려섞인 제언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우포늪 따오기 방사는 이제 국제환경단체는 물론 한중일의 정부관계자가 참석하는 국가적 행사가 된 됐다. 높아진 격만큼 준비도 철저하고 완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