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들초, ‘행복·마을’학교 운영

학습·놀이 구분 없는 배움에 초점

2018-05-16     강민중 기자
‘놀이’와 ‘마을’이라는 주제로 아주 특별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학교가 있다. 2016년 개교한 창원 한들초등학교는 올해 ‘행복학교’와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놀이’와 ‘마을’은 요즘 경남을 비롯해 전국에서 가장 핫한 주제다. 국제적으로 학업성취도는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학습행복도는 꼴찌인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놀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최근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시·도교육청마다 정규 교육시간에 아이들의 놀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들도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남교육청도 ‘책-밥-놀이’ 중심의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마을’이라는 개념도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배움 활동을 해도 학교 밖의 생활이 학원과 텅 빈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으로는 진정으로 행복한 배움을 아이들이 삶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남교육청, 창원시청, 창원교육지원청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찾았다. 그렇게 탄생한 교육공동체 운동은 학교와 마을 주민들이 서로 협력해 학생들에게 행복한 배움의 공간을 제공하고 마을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원 한들초는 ‘학교에서는 행복학교, 학교 밖에서는 마을학교’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솔선수범,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지역공동체의 도움으로 마을탐방 프로젝트와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탐방 프로젝트는 한들초가 위치하고 있는 봉림동 탐사를 통한 행복한 배움활동을 위해, 창원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는 ‘골목의 사회학’의 일환으로 학교에서는 ‘특색 있는 학년교육과정’을, 마을학교에서는 ‘동네가 역사다’라는 프로젝트를 서로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한들초 3학년 학생들은 현재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삶의 공간인 마을탐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표공간의 자연·인문환경을 이해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 학년별로 1개월에서 1년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는 마을탐험과 연계해 마을학교에서는 3~6학년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을학교 탐험대에서 ‘동네가 역사다’라는 주제로 마을탐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봉림동 곳곳을 다니며 수업에서 미처 녹여내지 못한 다양한 활동들을 실시한다. 특히 야간 마을탐방을 통해서 반딧불이와 사슴벌레가 서식하는 봉림사지 인근의 자연환경도 탐사하게 된다. 학교와 마을에서 협력해 실시하는 마을탐방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동네의 매력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학습과 놀이의 구분이 없는 배움’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 창원 한들초는 일시적인 감정이나 기분에 의한 쾌락에 의존하는 놀이가 아니라, 자신이 활동의 주인이 되어서 흥미 있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을학교에서는 9개의 학생 주도적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매일 30분씩 중간놀이 시간을 운영해 학생들이 마음껏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학교의 유휴공간에 움직임 놀이 공간을 만들어 저글링, 접시돌리기, 롤라불라 등 ‘발도르프 교육학’에 근거한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놀이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들초는 학생 놀이 지도를 위한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주제로 학부모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자원봉사자도 모집할 계획이다.

한들초 관계자는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선다’는 인디언 속담처럼 지금 봉림동 마을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을 위해서 ‘행복학교’라는 이름으로, ‘마을학교’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공동의 꿈을 설계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봉림동에서 불어오는 행복한 바람이 경남을 거쳐, 대한민국 전체에 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민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