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보수’ 한국당, 지도부 사퇴 쓰나미

2018-06-14     김응삼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14일 ‘패닉’ 그 자체였다.

당 의원들은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최악 패배에 당혹감을 표시한 것은 물론, 앞으로 상당 기간 보수진영 재건은 힘든 게 아니냐는좌절과 무기력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면서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또 김한표 경남도당위원장, 정갑윤 울산시당위원장, 주광덕 경기도당위원장등도 현장 선거 책임자도 줄줄이 사퇴했다.

홍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사퇴로 당은 이날부터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 권한대행은 15일 오후 2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 궤멸’만큼은 안 된다는 인식하에 백가쟁명식 의견을 쏟아냈다.

다만 보수 전체가 새로운 집을 짓는 ‘보수 대통합’에 대한 공감대로 의견이 수렴하는 양상을 보였다. 보수 정치세력과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빅 텐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건은 어떤 방식으로 이런 보수 재건의 기초를 마련할지다.

먼저 최고위원회의를 대신할 ‘임시 리더십’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해묵은 당내 계파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당장 당내에선 안정적 위기 수습을 위해 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김 원내대표 역시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헌 121조에 따르면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 위원장 1인을 포함해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둘 수 있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이후 보수 대통합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놓고도 여러 갈래로 의견이 나와 진통을 예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리더십 구축, 한국당의 전면적 대쇄신, 나아가 당 해체론까지 나왔다. 선거 패배 이후 공식처럼 반복된 ‘지도부 사퇴→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 방식으론 민심을 되돌려놓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한국당을 해체하고 보수 전체가 ‘헤쳐 모여’ 하는 거란 관점이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