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조선소 RG 발급 정부가 나서라

2018-06-17     경남일보
국내 대형조선소들은 불황의 깊 늪에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소형조선소는 일감부족에다 RG(선수금 환급보증)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싹쓸이 하고 있어 얼어붙은 조선업계의 회생에 기대감을 더 높여 주고 있다. 올 3월에 이어 지난 5월 전세계 신조선 수주 1위에 올라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조짐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물론 일회성 잭팟이라는 불안감도 있지만 VLCC(초대형원유운반선)수주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 2020년부터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량 강화로 추가 수주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에 반해 국내 9개 중형 조선사(한진·STX·성동·대한·SPP·대선·한국야나세·연수·마스텍)의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은 3.2%(1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건조량(인도량)도 10척으로 전년보다 75.8% 급감해 일감 부족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고도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발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야나세 통영조선소가 2척의 선박을 수주했지만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서 RG발급을 해주지 않아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조만간 RG를 못 발급받으면 계약이 취소된다.

문제는 위기에 빠진 중·소형 조선사에 은행들이 RG 발급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대두되자 통영시와 창원상의 등에서는 RG 발급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건의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중소조선사 대상 RG에 4년간 1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중소조선사 대상 RG발급 원활화방안’을 발표했지만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더 적극적인 정부의 실행안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