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인간지사 새옹지마

2018-06-18     경남일보
선거는 운동경기와 달리 공동 우승이 없다. ‘정치의 꽃’ 이라는 선거는 승자와 패자 딱 두 가지로 나뉜다. 승자는 웃음이요 기쁨이지만 패자는 쓰라린 슬픔이요 아픔이다. 승자는 상대가 내건 정책 중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받아들이고, 서운했던 부분이 있다면 손을 맞잡고 녹여야겠다.

▶지도자를 직접 뽑는 위대한 선거는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승자는 당선이 확정된 순간 느끼는 기쁨으로 삼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갈 정도로 기세등등해진다. 그 어떤 희귀병도 한순간에 싹 나아 버릴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지인이라도 패자에게는 절망과 좌절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라고 말할 엄두가 안 난다. 그만큼 아픔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낙선자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고통을 나눠 가져야 한다. 실의에 빠진 낙선자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고통을 나누려는 이웃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그들을 위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낙선했다고 이불 뒤집어쓰고 두문불출할 일이 아니다. 살다보면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는 법이다. 인간세상에서 복(福)이 화(禍)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그 변화는 알 수 없다. 중국고사에도 인간지사 새옹지마(人間之事 塞翁之馬)가 있다. 승자는 겸양과 아량을 최대한 발휘, 패자는 기꺼이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