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회용 우산 비닐 이제 그만 사용해야

2018-06-27     경남일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으로 싸여있다. 그것도 여러겹으로 둘러 싸여있어 정작 사용하려는 물품을 꺼내고 보면 쓰레기가 한 더미 나오곤 한다. 특히 요즘 같이 온라인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면 배달되는 물건의 보호를 위해 뾱뾱이 비닐은 물론이고 플라스틱 포장틀은 기본이다.

중국에서 폐비닐과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발생한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대란은 지방에까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제는 이런 썩지 않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우리 문명의 습관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밀린 숙제를 하듯이 정부에서도 생산단계에서부터 재생불가능한 플라스틱의 규제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 유색 플라스틱은 애초에 재생이 되지 않아 그동안 애써 분리수거 한 것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는 것도 이번 대란을 통해 알게 된 황당한 소식이었다.

더운 여름철 얼음물 한 컵을 마시려고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입하는 투명한 얼음컵 조차도 상호가 붙어 있어 재활용이 되지 않았다고 하니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만들어 낸 플라스틱 폐기물이 얼마나 많았을지 걱정이 앞선다.

물 한 컵만 마셔도 쓰레기가 쏟아지는 판이니,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얼음컵에서 상표를 없앤 재활용 가능 얼음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반가웠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 전국의 매장에서 ‘친환경 아이스컵’을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

유색 플라스틱 제품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어쩌면 아주 작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판국에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제각각 알아서 한다면 조금이나마 지구 환경을 위한 ‘친환경 소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장마가 시작되니 대형 건물 입구에는 어김없이 우산용 비닐포장기가 등장했다. 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한 발명품이겠지만 손쉽게 톡 뽑아서 우산 물기를 한번 막아주는 용도로 쓰인 후 바로 버려지는 운명의 우산 비닐 역시 폐비닐 쓰레기 양산의 주범이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달 경남도청에는 우산 비닐커버 대신 물기를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빗물 제거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시작한 빗물 제거기는 아직 비용이 비싸 쉽게 활용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관공서나 대형 빌딩에서부터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정화 (진주시 돗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