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친구(민정순)

2018-06-27     경남일보
 

 

친구


친구사연이 빼곡한 동네
서로가 닮아 있는
우정의 집한 채 짓고
사랑나무 한 그루 심는다

-민정순





친구란, 親(친할 친) 舊(옛 구)로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을 일컫는다. 어리다고 왜 사연이 없겠는가. 저들 나름대로 말 못 할 짐들이 왜 없겠는가. 인디언 속담에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말은 참으로 친구에 대한 친밀함을 뜻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둘이 나란히 빈 공간을 찾아 가슴이 전하는 말을 기록해 보는 일. 우정이자 ‘친구는 제2의 자신(아리스토텔레스)’인 것이다.



이와 같이 다정다감한 방식의 낙서인 반면, 최근 서울 청계천에 세워진 베를린장벽에 그라피티(Graffiti)로 누군가 공용물건손상을 입힌 일이 있었다. 분단국가의 독일을 거울삼아 이 땅에도 통일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세워진 고유 설치물에 참으로 난감하고 부끄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게 되었다./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