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극단 상상창꼬 '변신' 신체극 공연

카프카 원작, 마술적 리얼리즘 가미 무대화

2018-06-28     김귀현
카프카의 ‘변신’이 신체극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창원극단 ‘상상창꼬’가 오는 7월 6일 오후 8시 마산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카프카의 ‘변신’을 마술적 리얼리즘과 신체극의 표현 기법을 활용해 무대화한다.

100년 전 프란츠 카프카는 급속한 산업화로 인간성이 배제된 사회에서 ‘벌레’를 떠올렸다. 극단 상상창꼬는 원작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변화시켰다. 예를 들면 작품 속 주인공 그레고르의 동생 그레테가 바이올린 지망생이 아닌 플라멩코 지망생이란 점, 소설 속 하숙생은 게스트하우스 손님으로 바뀌고 유명 여가수가 등장한다는 점 등이다.

연극은 자명종 소리와 함께 그레고르가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동생 그레테의 플라멩코 실력을 확인한다.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선다. 그레고르는 아버지의 빚을 갚느라 원하지 않는 직장에 다니긴 하지만 가족이 화목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비가 와서 우산을 챙겨들고 나가지만 뭔가 잊은 게 있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레고르. 그는 그의 가족에게서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다. 그레고르가 창문을 통해 들여다본 자신의 가족은 서로 못잡아먹어서 으르렁거리는 참담한 야생집단이었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자명종 소리에 잠이 깨어 일어나는 그레고르. 하지만 전날과 달리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조금 움직이다가 침대에서 쿵하고 떨어진다. 거대한 거미 같은 형상으로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얼굴만 사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방 밖에선 회사 동료가 같이 가자며 찾아와 기다린다. 월말이라 출근이 늦어도 안 되는 상황.

하지만 벌레로 변한 몸은 다시 인간의 몸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런 사이에 가족과 회사동료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온다.

‘변신’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을 음악과 몸동작을 통해 표현한다. 특히 게스트하우스 장면은 여러 배우가 똑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양식극으로 표현해 찰리 채플린의 마임 극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김소정 예술감독(각색·연출)은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인간 존엄성과 관련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어서 오래 전부터 눈여겨 본 작품”이라면서 “서사로 표현한 내용을 신체극으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배우들과 함께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 강주성 박진수 이영자 이계환 진윤정 정현수 황윤정 장모세 김중민 장유리. 공연 예매 등 문의는 010-6567-8801.

김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