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관(牧民官)의 자세

2018-07-03     경남일보
조선 말기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부승지 등을 지냈지만 귀양살이 동안에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비롯, 방대한 책을 저술해 조선시대 실용학문의 체계를 정립했다. ‘목민심서’는 ‘목민관(牧民官)’인 지방수령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해야 할 일을 총망라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은 목민관의 도덕적 실천을 중시, 그 항목을 일일이 열거한 것으로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목민심서’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되고 일반인들에게도 삶의 소중한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목민관’들이 임기동안 당선자가 어떤 자세로 주민을 대하는지 주민은 지켜 볼 것이다.

▶단체장들을 선거 전에는 얼굴을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당선 후는 얼굴보기가 어려운 것이 우리 ‘목민관’들의 행태다. 후보시절 단체장·지방의원들이 당선만 시켜주면 진정한 봉사자와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외쳤던 것과는 반대다. 선거전 얄팍한 선심공약으로 주민을 우롱한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행정권한을 과거 ‘목민관’처럼 인식하는 것 역시 위험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소황제(小皇帝)·중황제(中皇帝)와 중통령(中統領)·소통령(小統領)’이 아닌 얼마나 겸손한 자세로, 얼마나 낮은 자세로 주민들 곁으로 다가 오느냐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