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갈등 해소 방법론

2018-07-23     경남일보
학교의 문학교육에서는 다양한 갈래(장르)를 학습하는데 그 중 서사문학의 대표인 소설을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 중 하나가 갈등이다. 갈등(葛藤)의 자의(字義)는 칡과 등나무이지만 불교에서는 번뇌와 망상을, 심리학에서는 상반되는 두 가지 이상의 상반된 감정이 대립하여 괴로워하는 심적 상태를, 서사문학에서는 인물과 여러 관계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립이나 충돌, 모순을 일컫는다. 그래서 인간 주변의 사건을 서술하는 서사문학에서 갈등은 상존하고, 학생들은 문학작품을 통해 해결 방법을 학습한다.

어느 시대나 꽃피고 바람 불고 눈비 내렸듯이, 또는 모든 서사문학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갈등이 없는 시대는 없었지만 요즘처럼 대립과 갈등이 심각한 적도 찾기 어렵다. 부부의 갈등이나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계층이나 이념, 세대와 노사의 갈등은 이미 일상화 되었고, 근자엔 일베와 워마드로 대표되는 남녀 간 성별 갈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을을의 갈등’이 새롭게 등장했고 상고법원 설치를 두고 전·현직 대법원장이 각을 세우는가 하면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성과를 ‘1·2·3차 협력사를 쥐어 짠 결과’라 한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도 또 다른 갈등을 생산한다. 가히 갈등공화국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이런 갈등도 그 해소 방법은 너무도 간단하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실천인데, 나와의 생각이나 행동이 다름을 인정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만으로 갈등은 해소될 것이다. 특히 조직 사회에서는 전임자의 공과에서 과(過)는 바로잡고 공(功)을 계승하면 소통이 이루어져 갈등 또한 해소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이런 면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최근 행보엔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여럿 있지만 ‘채무 제로 기념 표지석’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전임지사 시절에 ‘채무 제로 기념’으로 심었던 나무가 고사하자 그 자리에 화단을 만들면서 경남운동본부 회원들이 파묻은 표지석을 복구했다고 한다. 김지사는 핵심 지지층의 강한 항의에도 ‘소통과 협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경남을 만들자’고 설득하여 이해를 구한 것이나, 지지난 주말, 부친의 기일에 수행원도 없이 KTX를 타고 조용히 진주를 다녀간 젊은 도백(道伯)의 주변엔 갈등이 최소화될 것 같아 참으로 다행스럽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