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이기는 사람들] 조리실무사 정수안씨

아이들의 "맛있어요" 에어컨 같은 한마디

2018-07-24     정희성

“덥지만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데 정성을 다 해야죠.”

진주 가좌초등학교 급식 조리실. 경력 12년차의 조리실무사 정수안(54)씨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찜통더위도 모자라 그녀 앞에는 후끈 뜨거운 열기가 더해졌다.

채소를 볶는 수안씨의 얼굴은 뜨거운 열기에 이내 벌겋게 달아올랐다.

채소를 다 볶은 수안씨는 그제서야 대형 볶음솥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수안씨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줬다. 몇 초가 지났을까. 이번에는 닭고기를 볶음솥에 넣고 다시 조리를 시작했다.

안전사고 예방과 청결을 위해 쓴 위생모자와 앞치마, 그리고 고무장갑과 장화는 수안씨를 더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음식을 조리하는 동안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 수안씨의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다.

수안씨는 “정성이 많이 들어가야 반찬이 맛있어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쓴다.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피부가 이렇게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안씨는 5명의 동료들과 함께 평일 600여 명의 점심을 준비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배식을 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녀는 “덥지만 기분 좋게 일하고 있다. 아이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우리들에게는 피로회복제”라고 말했다.

20~30분가량 계속된 그녀의 손놀림에 먹음직스러운 ‘바질닭고기볶음’이 만들어졌다. “맛있겠죠”라고 묻는 수안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조리를 마친 수안씨는 “아이들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 영양만점의 점심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