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흔드는 경남FC…무서울 것이 없다

2018-08-06     최창민
경남FC가 한국 프로축구 판을 뒤흔들고 있다. 경남은 불과 지난 시즌까지 K리그2(2부리그)에 있었지만, 승격 첫해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고공비행 중이다.

경남은 5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21라운드’ 전북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0여분을 남겨두고 결승골을 터트려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경남은 11승 6무4패 승점 39점을 획득, 전북(16승 2무3패 승점·50)에 이어 2위를 굳게 지켰고 승점 차를 11로 좁혔다.

올 시즌 초만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남을 강등 1순위로 꼽았다.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개막전인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3-1 완승을 한 것을 포함해 4연승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했다. 말컹의 부상 등으로 한때 5위까지 떨어졌지만, 월드컵 휴식기 이후 7경기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전북전 승리로 순위를 다시 끌어올려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

경남은 러시아 월드컵에 단 한 명의 국가대표선수도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그저 그런 팀이다. 선수 면면을 보면 지난 시즌 김효기는 FC안양에서 뛰었고, 조영철은 울산 현대에서 단 2경기만 출전했다. 최영준은 2016년 2부리그, 이광진도 2부리그 수원FC에서 뛰다가 경남에 합류했다. 수비수 유지훈도 2부리그 서울 이랜드에서 뛰었고, 박지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1부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범수는 지난 시즌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무명 선수다. 한마디로 무명의 외인구단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남의 놀랄만한 성적 뒤엔 김종부감독이 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김종부 감독의 혜안과 리더십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김 감독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긴 구단 프런트의 힘도 작용한다. 김 감독은 말컹, 네게바, 쿠니모토, 파울링요 등 네 명의 외국인 선수로 큰틀을 만들고 이들에게 부족한 점을 국내 선수로 조합시켰다. 활동량이 부족한 말컹의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체력이 좋은 최영준을 배치하는 형식이다.

이 외도 정치 문제로 쉽게 흔들릴 수 있는 도민 구단의 분위기도 바꿔놨다. 조기호 대표이사는 최근 팀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문제로 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김경수 도지사의 반려로 복귀해 감독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경남FC의 우승을 향한 도전, 나아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도 함께 이뤄질지 벌써부터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