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숨은 보물찾기

이상원(창원시청 공보관실 주무관)

2018-08-07     경남일보
 
절대 빈말이 아니다. 우리 창원 곳곳에 보물이 한가득이다. 물론 보물이라는 것이 꼭 금은보화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보물만큼이나 빛났다. 필자는 올해 5월부터 창원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프로가 아니다보니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링을 써내진 못했지만 곳곳에서 느꼈던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알고 있는 단어는 다 꺼냈던 것 같다.

전국적으로 관광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 창원시도 그 중 하나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축제는 물론이고 마산로봇랜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또 용지호수 무빙보트로 대표되는 킬러콘텐츠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큰 관심을 받아오진 못했지만 소소한 스토리를 간직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이 지역 곳곳에 있다는 것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치 보물찾기 시간에 숨겨둔 쪽지를 찾은 듯 적지 않은 만족감도 얻는다. 특히 외지인이 몇 명이나 찾았느니, 관광유발 효과는 어떻다는 식의 산술적 의미가 없는 곳이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

진해 안골만만 해도 그렇다. 몇 해 전 매립문제가 나오기 전에는 안골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몰랐었다. 임진왜란을 대표하는 한산대첩과 함께 왜군을 크게 무찌른 해전이 우리 창원에서 일어났던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흔적을 알리는 왜성 등이 희미하게 남아있고, 신항이 들어서면서 매립되어 앞을 가려버렸지만 오래전부터 수군의 요충지였음을 아직도 그곳 지형은 말해주고 있다.

일전에 창원시 홍보영상물 제작을 위해 서울에서 온 기획사에서 ‘창원에는 영상 찍을 곳이 너무 많다’고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가 창원에 가볼만 한 곳을 소개해 달라면 떠오르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다. 달리 보면 이곳에 살기 때문에 뛰어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당연한 듯 여기며 가치를 애써 외면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창원에 행정동만 해도 자그마치 58곳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6곳을 돌아봤으니 아직 갈길이 멀다. 알아주는 이 없을지라도 나름 책임감도 느낀다. 생활하는 곳 주위에 늘 있어 왔기에 그냥 오래된 것으로만 생각하고 지나쳤을법한 것에도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있다. 어쩌면 원석을 캐올지도 모르겠다.


이상원(창원시청 공보관실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