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8-08-09     경남일보
111년만의 무더위는 과히 살인적이다. 이미 44명이 온열과 관련, 사망했고 수천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더위가 지나쳐 피서지와 유명 해수욕장이 파리를 날려 울상이다. 반면 지하철이나 은행, 지하상가, 대형 마트 등에는 더위를 피해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이다. 하루 종일 지하철을 타고 돌다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안성시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주민센터 주차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어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더위가 몰고 온 불경기를 탓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냉방시설이 없는 농어촌의 여름은 더욱 심각하다. 가축과 양어장의 물고기가 집단폐사하고 농작물은 타들어 간다. 밭작물인 고추, 가치, 부추, 고구마, 열무, 부추 할 것 없이 말라 비틀어져 농심을 울리고 있다. 벌써부터 김장철 마른고추가 600g 1근에 2만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수기로 물을 퍼올려 보지만 역부족이다. 이내 말라 쩍쩍 갈라지는 밭을 보고 한숨만 지을 뿐이다. 제주시가 가뭄대책으로 스프링클러 지원에 나섰다. 1ha이상을 대상으로 설치비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소규모농사가 더욱 절실하다. 물을 퍼올릴 노동력이 없는 농촌에 반드시 스프링클러 설치가 필요하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