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산 터널’, 창원시에 해(害)일까

박준언기자

2018-08-22     박준언
허성무 창원시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창원과 김해를 잇는 비음산 터널 개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창원시가 유지해온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김해시는 동부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비음산터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10년이 넘도록 창원시를 설득하고 있다. 2016년에는 김해시, 밀양시, 양산시 등 동부 경남권 지자체들이 비음산 터널 개설 필요성에 합의하고 건의서를 경남도에 창원시에 제출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비음산 터널 개설 타당성과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김 지사는 “비음산 터널 개설은 동부경남의 교통·도로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며, 도가 나서 중재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창원시는 ‘인구 유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비음산 터널이 창원시에 불이익일까? 경남도가 수립한 ‘광역도로정비계획’에 따르면 비음산터널 경제성은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1.84로 매우 높다. 내부수익률도 11.4%로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는 비음산 터널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 하지만, 오히려 침체된 창원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터널이 연결되는 진례면에는 LH공사가 46만4000㎡에 걸쳐 3700세대를 공급하는 뉴스테이사업과 (주)록인이 98만2000㎡에 6300세대의 주택단지를 조성한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165만㎡에 76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부품 특화산단을 조성하는 등 서너 개의 산단 개발이 예정돼 있다. 여기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신월역 신설이 확정돼 추진 중이다. 이곳에 입주하는 시민들과 근로자들은 거리가 먼 김해시내보다 가까운 창원을 주된 소비지역으로 삼을 게 자명하다. 더불어 장유, 진례, 진영 등 20만이 넘는 인구와 밀양, 양산 인구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창원시는 ‘빨대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다. 이는 부산~김해경전철 사례에서 증명된다. 김해지역 쇼핑객들이 경전철을 이용해 선택권이 넓은 부산으로 대거 빠져 나가고 있다. 창원 동부권 시민들은 남해고속도로 접근성이 현재 40분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되고, 도심지 교통량도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창원시는 비음산 터널 개설로 누리게 될 경제효과를 명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는 창원시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