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정만석(창원총국)

2018-08-26     정만석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독서를 ‘힐링’이라고 했다. 그는 “슬픔이 닥쳤을 때 더 살 생각이 없어지곤 하는데 다행히 글자를 아는지라 책 한 권을 들고 마음을 가다듬어 보노라면, 조금 지나 가슴속에 무너졌던 것이 어느새 안정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인가. 특검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었던 김경수 지사가 구치소내에서 독서를 했다는 얘기가 주목을 받았다. 보통사람이라면 구치소에서 머무럴때 마음졸여 있었을텐데 책을 읽었다니…. 두권의 책을 읽으며 김 지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덕무 처럼 독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았을까.

▶이덕무는 책 읽는 유익함에 대해 네 가지를 들었다. 첫째, 굶주린 때 책을 읽으면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둘째, 좀 추워질 때 책을 읽으면 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셋째, 근심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마음은 이치에 모여 천만 가지 상념이 일시에 사라진다. 넷째,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기침소리가 갑자기 그치게 된다고 했다.

▶독서의 영향이 가장 큰 청소년기에 수험용으로만 책을 읽는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오로지 하나의 정답으로 재단하는 입시와 오로지 출세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독서. 연암 박지원은 “선비가 독서를 하면 그 혜택이 천하에 미치고 그 공덕이 만세에 드리운다”고 했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겠는가마는 좋은 계절에 책 한권 읽어봄직도 좋을듯 하다.

정만석(창원총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