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휴교령에 자녀 동반출근 어디야?

하동 향토기업 '정옥'…포털 게시글 화제폭발

2018-09-03     최두열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전국의 1900여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간 상황에서 자녀와 동반 출근한 회사가 다음 사이트에 게재돼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하동군에 따르면 양보면에서 다슬기를 가공·판매하는 ㈜정옥의 추호진 대표는 태풍 ‘솔릭’으로 휴교령이 내려진 지난달 23일 직원들에게 자녀의 동반 출근을 권유했다.

갑작스런 휴교령으로 당장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난감한 직원들의 고민을 풀어준 것. 추 대표의 제안으로 10명의 자녀가 태풍이 상륙한 23일과 24일 이틀간 부모와 함께 회사에 출근 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한 아이들은 그냥 놀지 않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부모가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고 견학도 하고, 점심시간에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부모와 맛있는 식사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자 추 대표가 추천한 ‘우주’ 주제의 다큐멘터리도 보고, 회사 홍보물에 스티커도 붙이며 부모의 일손을 도왔다.

아이들은 추 대표가 나름대로 짠 일정대로 이틀간의 시간을 보내고 일손을 거든 대가로 일정액의 용돈도 챙겼다.

이같은 내용이 지난달 24일 다음 1boon의 잡화점에 실리면서 같은 달 31일까지 21만 5000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맞벌이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추 대표가 학부모의 고민을 해결해 줬다는 칭찬 글도 이어졌다.

댓글에는 ‘아이 동반 출근 보기 좋다.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보다 기업이 먼저 바뀌어야.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간, 부모님 일하는 모습 보는 것도 괜찬아. 그 회사 사장 정말 긍정적인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추호진 대표는 “나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둔 직원들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알아 이번 휴교령 때 부모가 하는 일도 보여주고, 아이들의 사회경험도 쌓을 수 있도록 동반 출근을 권유했는데 직원도 아이들도 매우 흡족해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옥은 직원 30여 명이 청정 1급수에서 자라는 다슬기로 다슬기국, 다슬기 얼갈이국, 다슬기액기스, 다슬기 고추장볶음 등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해 일반 소비는 물론 국내 유명 유통업체에 납품하고 홈쇼핑을 통해서도 판매하고 있다.


최두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