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만들어서…금메달 캐낸 보직변경”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이젠 말할 수 있다’

2018-09-06     연합뉴스
“자원이 부족하다면 가능성이 있는 선수의 보직을 바꿔주는 게 낫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축구 대표팀의 우승 요인 가운데 하나를 손꼽으라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대표팀의 측면 수비와 공격을 담당한 김진야(인천)와 김문환(부산) 콤비의 활약이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전문 풀백이 아닌 공격수에서 보직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김진야와 김문환은 보직 변경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칭찬했다.

애초 3-5-2 전술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김 감독은 “측면 수비수 가운데 수비 성향을 가진 선수가 적어서 포백 대신 스리백을 선택했다”라며 “김진야와 김문환이 전문 수비수들이 아니다 보니 스리백 전술을 부담스러워 했다. 결국 이 때문에 스리백 대신 포백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야와 김문환은 소속팀에서 측면 날개 공격수로 뛰는 선수였지만 김학범호에 합류하면서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바꿨다. 더구나 왼쪽 풀백으로 맹활약한 김진야는 소속팀에서는 오른쪽 날개 공격수여서 적응에 애를 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김진야와 김문환은 포백 전술에서 좌우 풀백을 맡아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오버래핑은 물론 악착같은 수비로 김학범호의 금메달 도전에 큰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김진야와 김문환에게 ‘보직을 바꿔야만 너희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공격수로서 한계가 보이는 만큼 보직을 바꾸면 선수 생명이 길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다”라며 “국내 선수 가운데 측면 수비수를 전문적으로 보는 선수는 드물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문환은 아시안게임 때 보여준 풀백 활약을 발판 삼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는 행운도 따냈다.

김 감독은 “풀백 포지션을 맡을 선수가 부족하다면 이제는 대표팀 훈련과정에서 만들어내야 한다”라며 “지금 프로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풀백 자원들도 대부분 보직을 바꿔 성공한 선수들이다.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는 포지션을 바꿔줘서 키워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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