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 총리의 합천 방문이 주는 의미

2018-10-04     경남일보
오는 10일 제주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군함이 과거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게양해 참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전 총리가 원폭피해자를 만나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을 사과해 눈길을 끌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지난 3일 합천을 찾아 원폭 피해자들을 위로·사과했다. 이날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피해자 3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가 제대로 배상이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또 고령의 피해자들 손을 잡고 무릎을 꿇은 채 일일이 위로를 전했다. 원폭 2세 환우 쉼터인 합천 평화의집에서도 “일본에서 피폭자 후손 문제에 대해 질의했지만 법 정비가 안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가능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원폭 2·3세 피해자들에게도 위로와 함께 사죄를 한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원폭피해자와 2·3세 피해자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리게 했다. 자신의 선조인 일본 제국주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죄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진정성은 제국주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조가 저지른 잘못으로 피해가 갔다면 그 피해자 혹은 후손에게라도 사과를 먼저하고 용서를 구한 뒤 피해 보상을 하는 게 사람의 도리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제국주의 당시 선조들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있는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피해 해당국에 저지른 잘못을 사과는커녕 인정 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하토야마 전 총리의 합천 방문은 일본 제국주의가 저질렀던 만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