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양서 사실상 고위급회담
10·4선언 기념행사 계기…평양공동선언 이행 논의
2018-10-05 연합뉴스
평양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협의에는 남측에서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임상섭 산림청 산림정책국 국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5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성 부상, 한상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최명일 조평통 참사 등 5명이 나왔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대면 협의를 한 만큼 사실상 고위급회담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후 6시께부터 50여분간 진행된 협의에서는 지난달 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 등이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발표되지 않았다.
조 장관은 협의 뒤 취재진과 만나 “정식 회담은 아니니까 어떤 걸 합의했다고 할 건 아닌데, 이런 방향으로 해나가자는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후속 논의를 토대로 연락사무소를 통해 필요한 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고위급 회담 일정과 관련해서는 “고위급회담을 오늘 한 것이나 비슷하다”면서 “분야별로 협의해 나가는 게 급한 것들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별도의 고위급회담을 열기 보다는 분야별 회담을 바로 개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장관은 분야별 회담과 관련, “(이미) 구성돼 있는 게 철도, 도로도 있고, 산림도 있고 또 앞으로 필요하다면 다른 분과회담도 구성을 해서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10·4선언) 민족통일대회를 잘 치렀고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중요한 첫걸음을 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번 협의에 대해 “준회담의 성격을 띤다”며 “(오늘) 북남 관계에서 협력 교류를 전담해 보는 부처 책임자들이 다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이 협의장소에 다소 늦게 나타나자 “일이 잘될 수가 없다”며 언짢은 기색을 섞어 농담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시계가 잘못됐다며 “시계를 당장 가서 좋은 것으로 좀 사야겠다”고 넘겼다.
고려호텔 2층에서는 부문별 남북 협의도 진행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측 모임과 남측 지자체 및 북측 민화협 모임, 종교인 모임, 정치인 모임이 각각 따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