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단속도 좋지만…텅빈 상가 하소연

창원 현동 신도시, 길목 좋은 가게들도 속속 떠나

2018-10-15     이은수

“매의 눈으로 감시하는 주차단속카메라 때문에 영업이 되지 않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신도시 상인들이 당국의 드센 주차단속 때문의 장사(영업)하기가 힘들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현동 사거리 일대는 좋은 길목에 있는 곡각지는 물론이고 도로변 상가 곳곳에 ‘임대’라고 써 놓은 빈점포가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지난 2016년 신도시 조성과 함께 상가가 속속 들어서면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차로 5분 거리인 경남대 부근에 일찌기 상가가 발달한 데다가 교통안전을 이유로 행정에서 주차단속마저 강화해 장사를 접고 떠나는 이가 속출하는 등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합포구청이 지난 6월 현동 사거리에 200m까지 감시가 가능한 고성능 주차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일대 상인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동 중앙빌딩 뚜레주르에서 농협건물을 지나 현동 주상가에 있는 롯데리아까지 200여m를 카메라가 불법주차를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인근 샬롬교회 부터는 도로가 굽어 주차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현동사거리에서 덕동공영차고지 방향 현동로 도로가 주차차량 모두가 단속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날 도로가에 주차를 한 시민은 “카메라단속에 급할 때만 와서 얼른 물건을 사고 간다”고 했다.

김모(여·50) 상인은 “장사가 잘되기는 커녕 지역경제 침체속에 날이 갈수록 손님들의 발길이 줄고 있는데, 빙빙 돌면서 매의 눈처럼 먼거리까지 성능좋은 카메라로 단속하고 여기다 이동단속까지 해서 죽을 맛”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모(50) 상인은 “현동보다 도로가 좁은 해안도로변에는 주차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신도시 지역만 유독 엄격하게 단속하는 이유가 뭔지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상인들 사이에는 대책으로 인도를 줄여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모(40) 상인은 “단속을 강화해 주차를 못하게만 하는게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일대 인도(보도)가 4m가 될 정도로 넓은 편인데, 왜 주차장을 만들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여기다 일자형 주차공간을 만들고 인도 및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도 충분하다. 장사도 더 잘되고 주차시비도 없어지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모(60)씨는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인도를 크게 만들어 보기는 좋을지 모르지만 주차장이 없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행정에서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주차장 마련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합포구청 관계자는 “‘도로변 주차로 통행에 지장이 있다’는 민원이 있어, 상인들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원활한 도로 소통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다각적인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