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배신으로 갚는 남부발전

이수기(논설고문)

2018-10-17     경남일보
우리 주변의 숱한 배은망덕의 사례들은 어느 경우에 속할까. 한국남부발전이 합천군 삼가면에 1조5000억 원대의 청정에너지 융복합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에 하동군의회의 반대 결의문 채택과 함께 군민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또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권을 희생해온 하동군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하동화력 1.2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남부발전은 하동군 금성면 명덕에 지난 1993년 1.2호기를 시작, 지난 2009년 7,8호기까지 준공, 전체의 68%인 연간 400만KW의 전기를 하동에서 생산하고 있다. 인근 173세대 모두 400여 명이 거주하는 명덕마을과 화력발전소와의 거리는 470m에 불과하다.

▶제윤경 의원은 “최근 7년간 명덕마을에 암 환자가 19명이고, 이중 10명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소는 피해 주민과의 간담회마저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남부발전의 무책임함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간 남부발전은 하동에 소음과 악취, 석탄재 등으로 고통만 안겨주고 청청발전소는 다른 곳에 짓는다는 것에 배신을 당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하동발전본부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맞춰 전국적으로 입지를 찾다보니 합천이 선정됐다고 했지만 하동군에도 지질과 지진에 안전한 곳도 있고, 송전선로는 만들면 된다. 남부발전은 하동에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배신의 일을 계획하고 있는 셈이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