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대한민국이 브레이크 없는 벤츠인가
이웅재기자(지역부 사천 부장)
2018-10-23 이웅재
콩코드 오류란 말이 있다.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하기 위해 밀고 나가면서 피해를 더욱 키우는 잘못된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1962년 영국과 프랑스는 합작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 콩코드를 개발했다. 양 국은 ‘미국과 소련이 우주 기술을 주도한다면, 우리는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 기술을 갖고 있다’며 성과를 과시했다. 하지만 곧 좁은 몸체로 수용인원이 적고 연료 소비량이 많아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았다. 또한 1970년 오일 파동에 따른 세계적인 불황이 닥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이 속도를 포기하고 경제성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정부의 자존심과 실패를 인정해야 하는 부담감에 끝가지 포기하지 않다가 2000년 7월 폭발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등 누적적자가 커지면서 2003년에 운항을 중단했다. 마하 2에 세련된 디자인의 콩코드는 박물관 신세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보잉기는 아직도 하늘을 날고 있다. 이유는 단하나 시장의 경제적 선택이다. 시장의 선택은 이처럼 냉엄하고 비정하며, 결과는 치명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문재인 호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는 듯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공무원 채용확대와 현역복무 기간 단축 등은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는 속담을 연상케 한다. 서울대 등 우수 인력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면 조직 정비 등 효율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국민의 의무인 군 복무는 희생과 헌신이라는 제복의 명예를 살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는 정부가 국론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통일, 분배의 정의, 고용안정 등 천천히 살피면서 제대로 가야할 길을 쫒기듯 치달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국민이 많다. 국가가 국민을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형국이다. 제밥그릇 챙기기 바쁜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