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기업들, 지역 농산물조차 외면하다니

2018-10-23     경남일보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 공공기관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구매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들 대부분 지역 농산물 구매실적이 2% 미만이고, 몇몇 공공기관은 구매실적이 전무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지않고 있다고 한다. 그간 입만 열면 외치던 지역상생은 구두선이었던 셈이다. 국회 김종회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가 국정감사때 내놓은 자료를 분석해보니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 농산물 구매실적이 그나마 높다는 LH가 2%(2억3800만원)이고, 그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남동발전,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은 1%선이다.

진주혁신도시와 도내 소재 공공기관인 경상대학교병원, 양산 부산대학교치과병원,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세라믹기술원, 주택관리공단㈜ 등은 아예 지역 농산물 구매실적이 없어 ‘농산물직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재부는 지역농산물 구매실적과 구매촉진 활동성과를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공표하도록 하여 지역농산물 이용을 활성화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다.

정부가 혁신도시로 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하게 한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사회, 특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다. 구매규모나 단가에 따라 하는 수 없이 외지에서 구매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외쳐온 공공기관의 행태치고는 구매실적이 너무 초라하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에 지역 농산물이 납품되기 위해서는 정치권, 농업단체, 경남도, 진주시가 힘을 합해 공공기관을 설득해야 한다. 지금처럼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찾아가 공공기관에 읍소하는 행태로는 농산물 직거래가 이뤄지기 힘들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업들이 지역 농산물조차 외면하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재부가 지역기여도에 대한 엄중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