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고려인 남매 '눈물의 발인'

2018-10-23     박준언
속보=지난 20일 김해 원룸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고려인 3세 남매의 장례식이 23일 오전 김해시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본보 23일자 4면보도)

장례식에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남매의 마지막 길을 위로하기 위해 온 시민과 친구들, 가족이 함께 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38)는 눈물도 마른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남편(39) 어깨에 몸을 기대고 교회에서 진행하는 발인 예식을 지켜봤다.

“자녀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 더 좋은 경제 상황을 제공해보려고 조상 땅을 찾아왔는데 평안과 부유를 느껴보지도 못한 채 자녀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어찌 인간의 말로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들을 할아버지의 땅 ‘고려’에 데리고 온 부모의 참담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매는 영정 속에서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4살 남동생과 14살 누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부모의 고향 한국에 왔지만 꽃다운 나이에 엄마 아빠를 두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발인식이 끝나고 남매의 시신이 차량으로 운구되자 아이들의 어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흐느꼈다.

화장을 거친 남매는 유골함에 담겨 다시 병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당시 화재로 아직까지 병원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 아이(12)는 숨진 남매의 다른 오누이고, 다른 아이(13)는 이들의 이종사촌이다.

3남매의 아버지는 2015년 먼저 한국에 와 김해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며 다음해 아내와 아이들을 불렀고, 올해에는 아이들의 이모와 이종사촌 1명까지 불러들였다.

남매 부모 등 두 가족 7명은 좁은 원룸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다 변을 당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