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정승재(객원논설위원)

2018-11-08     경남일보
분단국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 도회 심장이 된 서울 강남에 도산공원이 있다. 압구정동과 청담동을 사이에 둔 신사동에 자리한다. 1970년대 초, 일생을 뺏긴 나라의 자주독립과 애국을 기반으로 국가융성의 기반을 다진 도산(島山) 안창호선생의 위업을 기리는 뜻에서 그때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조성되었다. 공원 인근은 당시의 뽕나무숲이 지구상에서 주목받는 첨단의 패션거리로 변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전형이 되었다.

▶공원에 들어서면, 선생의 명언하나가 눈에 띈다. 경술국치 직후인 미국 유학시절, 샌프란시스코 한 농장에서 한인들과 일하면서 한 말로,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정성껏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라 했다. 저마다의 직분에 충실하는 것이 애국이라는 가르침으로 ‘쏙’들어오는, 가히 참 리얼한 교훈이다.

▶상해 임시정부의 총리와 내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끊임없는 민족계몽에 헌신했다. 일정에 항거하면서, 감내하기 힘든 참혹한 옥고를 치루면서 숨을 거뒀다. 민족의 거장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선생의 탄신 140주년 기념일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위치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매년 11월 9일을 만장일치로 도산 안창호의 날(Dosan Ahn Chang Ho Day)로 제정하여 기념식을 열고 있다. 좀 부끄럽다. 숙연하도록 애국의 본질을 골몰하게 한다. 그가 생애를 통해 강조한 ‘자주’는 학문으로 숙성되고도 남을 가치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