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정승재(객원논설위원)

2018-11-22     경남일보
사립유치원의 공금횡령 등 회계비리가 적발되어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전체 2할 정도의 국공립 유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사립인 형편을 감안하면 유년기 자녀를 둔 학부모의 염려는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이 사태를 대처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왜곡된 실태를 바로 알린다는 취지로 정부와 여론전에 맞서고 있다. 결속력을 어필하면서 비상사태를 헤치고 있다.

▶여느 조직과 단체도, 위기 등 비상시에 ‘비대위’라는 한시적 기구를 통해 어려움의 탈출구를 모색하기도 한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제 1야당이 ‘비대위’체제하에서 절반정도의 외부인을 위촉하여 조직강화특위를 가동하던 중, 뜻밖의 헤프닝을 맞았다. 정치평론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 핵심인사가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활동하다가 곳곳에서 갈등과 마찰로 종국적으로 해촉된 사태가 전말이다.

▶다른 결사체도 그렇겠지만, 정당도 다양한 분야가 각양의 귀중한 요체를 갖고 운영된다. 마땅히 전국에 산재한 ‘당협’이라는 조직관리가 핵심적 구성체다. 하지만 정당의 미래를 담은 기획과 비젼, 정책과 홍보, 민원과 국회대책 등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없다.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한적 기구하에서 전당대회 등 당의 모두를 ‘들었다, 놨다’ 할 만한 폭발적 언행은 열정보다는 ‘오버’로 읽혀질 만하다. 정상이 아니기에 비상이다. 비상이 짧아야 정상인 것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