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낙엽과 인행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2018-11-11 경남일보
지난날 무성히 우거졌던 저 나뭇잎도 가을에는 속절없는 붉은 낙엽으로 돌아갈 수밖에는 없는가. 한 삶의 최후의 모습이 저렇게 황홀한 빈손이면서도 붉고 노란 빛으로 생애를 마무리 하는 그 여윈 모습에 스며있는 순수와 정직과 진실의 빛깔을 보아라. 저 붉은 진실이 하찮은 나뭇잎에 불과하다고 감히 어느 누가 말할 수 있으며, 저것이 어찌 아무 생각 없이 떨어지는 낙엽일 뿐이라고 과연 외면 할 수 있겠는가.
가을의 혼령은 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또 아름다움이 스며있는 그 곳을 비켜가도록 종용(慫慂)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인간의 감정을 가장 진실되게, 가장 숭고하고 경건하게 하여, 사랑과 진실의 일체성에 고개 숙이도록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사랑도 진실도 붉은 낙엽 한 장에 스며있는 순수함으로 설명되고 전달되듯이 붉게 타드는 듯 제 마음 제 느낌을 송두리째 제 몸에 새겨서 물들인 단풍잎은, 한 생명의 절정이자 최후의 진실이면서도 사랑일 수밖에 없다.
붉은 단풍에 시선을 꺾는 이라면 누구나 가을 낙엽이 되어가고 이것도 사랑이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문득 사랑이란 한 장의 붉은 단풍처럼 경건해야 한다면 진실로 진실된 사랑이 어째서 달디단 가을 열매처럼 탐욕스러울 수 있겠는가. 원하건대 사랑은 오직 아름답고 순수해지고 겸허해지는 그런 모습으로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세상이길 바라자.
계절이 바뀌면 앙상한 빈 가지만 남겨 둔 채 낙엽은 결국 제 나무의 밑거름으로써 일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을. 단풍으로 낙엽으로 삶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할 수박에 없는 그런 숭고한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절망이 아니라 순수한 기쁨 그 자체이기도 하다. 아니 끝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고 기쁨으로 나뒹구는 낙엽이 되고, 가을 강물이 길을 열며 흘러가는 감동, 자연의 삶과 인간의 생애가 어찌 다를 수 있으랴.
인생은 유행 따라 이것저것 지분거릴 만큼 시간이 긴 건 아니다. 짧은 인생을 만년이나 살 것처럼 결단코 나만은 죽지 않고 오래 살 것처럼, 욕심 부리지 말고 낙엽 한 장만큼 순수해지고 겸허해지도록 하자. 버릴 것은 버리고 잃을 것 전부 잃으면서 빈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숭고함이여,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단풍에서 낙엽으로 돌아가 누울 수밖에 없는 진실이라면 우리의 인생도 결국 낙엽과 무엇이 다르리까.
가을의 혼령은 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또 아름다움이 스며있는 그 곳을 비켜가도록 종용(慫慂)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인간의 감정을 가장 진실되게, 가장 숭고하고 경건하게 하여, 사랑과 진실의 일체성에 고개 숙이도록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사랑도 진실도 붉은 낙엽 한 장에 스며있는 순수함으로 설명되고 전달되듯이 붉게 타드는 듯 제 마음 제 느낌을 송두리째 제 몸에 새겨서 물들인 단풍잎은, 한 생명의 절정이자 최후의 진실이면서도 사랑일 수밖에 없다.
붉은 단풍에 시선을 꺾는 이라면 누구나 가을 낙엽이 되어가고 이것도 사랑이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문득 사랑이란 한 장의 붉은 단풍처럼 경건해야 한다면 진실로 진실된 사랑이 어째서 달디단 가을 열매처럼 탐욕스러울 수 있겠는가. 원하건대 사랑은 오직 아름답고 순수해지고 겸허해지는 그런 모습으로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세상이길 바라자.
계절이 바뀌면 앙상한 빈 가지만 남겨 둔 채 낙엽은 결국 제 나무의 밑거름으로써 일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을. 단풍으로 낙엽으로 삶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할 수박에 없는 그런 숭고한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절망이 아니라 순수한 기쁨 그 자체이기도 하다. 아니 끝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고 기쁨으로 나뒹구는 낙엽이 되고, 가을 강물이 길을 열며 흘러가는 감동, 자연의 삶과 인간의 생애가 어찌 다를 수 있으랴.
인생은 유행 따라 이것저것 지분거릴 만큼 시간이 긴 건 아니다. 짧은 인생을 만년이나 살 것처럼 결단코 나만은 죽지 않고 오래 살 것처럼, 욕심 부리지 말고 낙엽 한 장만큼 순수해지고 겸허해지도록 하자. 버릴 것은 버리고 잃을 것 전부 잃으면서 빈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숭고함이여,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단풍에서 낙엽으로 돌아가 누울 수밖에 없는 진실이라면 우리의 인생도 결국 낙엽과 무엇이 다르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