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갑(甲)인 주택용 소방시설

최만우(산청소방서장)

2018-11-28     경남일보

 

어느새 쌀쌀한 날씨와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따뜻한 외투를 걸치고 출근을 하게 되는 계절, 겨울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지난해 경남의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731건의 화재가 주거공간에서 발생했다. 이 주거공간 중에서 543건(74.3%)이 단독주택에서 발생했으며, 주거공간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는 총 41명으로 그 중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25명(61%)이다.

이처럼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지난 2012년 2월 5일부터 주택을 신축할 때는 단독경보형감지기(주택화재경보기)와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주택에는 2017년 2월 4일까지 소급 설치하도록 규정하였다.

하지만 법 시행이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기존 주택의 기초소방시설 설치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소방청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우선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회적 약자 계층의 가정에는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는 어느 정도 완비되고 있으나, 전체 주택에서의 기초소방시설 설치율은 2017년 말 기준으로 40.8%에 불과하다.

주택용 소방시설을 이용한 초기 대응 사례를 보면 지난 6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주택 옥상에서 누군가 버린 담배 꽁초의 불씨가 전선에 옮아 붙어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거주자 A씨가 이를 발견 119에 신고한 후 곧바로 집안에 비치된 소화기로 화재를 진화해 인근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은 사례가 있다.

이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소화기는 소방차 1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 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주택화재경보기와 소화기 1대를 구입할 수 있는 최소 비용으로 119소방차가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요즘말로 가성비가 갑(甲)인 것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우리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안전지킴이로서, 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의 전 가정마다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여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평온한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최만우(산청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