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정신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8-12-03     경남일보
오랜 전 신문사 편집국장시절, ‘THE PAPER‘라는 영화의 필름을 구해 신문사내에서 상영한 적이 있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빛나는 기자정신을 발휘, 특종을 만들어 내는 기자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로 대중에겐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기자들에겐 감동을 준 영화였다.

▶근작으로는 퓰리처상에 빛나는 미국 보스톤글로버의 취재활약을 그린 ‘SPOTLIGHT’라는 영화가 눈길을 끌었다. 자칫 묻힐 뻔 했던 성직자들의 성추행사건을 끈질긴 추적 끝에 밝혀내는 기자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였다.

▶“이걸 밝히지 않으면 그게 기잡니까” 영화 속 기자들이 내뱉은 대사의 한토막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와 관객들에게 기자정신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기자들처럼 자신을 희생해 가며 특종을 만들어 내는 기자들로 인해 밝혀진 ‘불편한 진실’은 수도 없이 많다.

▶최근 드러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부패공직자에 대한 기사도 그런 취재기자들의 빛나는 투혼의 결과물이었다.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 하는 집단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기자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투혼으로 인해 우리사회는 밝아지고 점차 어두움과 특권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