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익명의 천사, 1억 상당 이불 기탁

2018-12-10     박준언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해시에 몇 년에 걸쳐 익명의 기부자가 4억원이 넘는 기부를 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김해시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이달 초 시청을 찾아 “겨울을 나기 힘든 홀로사는 노인 등 저소득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1억원 상당의 겨울 이불과 전기요 등 500세대를 기부했다.

이 익명의 기부자의 따뜻한 손길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김해시청을 방문해 쌀과 이불, 현금 등을 조용히 전달하고 사라졌다. 어떤 해는 2000만원 상당의 쌀이나 이불을, 어떤 해는 현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자는 흔한 단체장과의 기념사진 촬영도 극구 사양하고 자신과 관련된 일체의 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담당 공무원 외에는 누구도 기부자의 얼굴이나 신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은 김해에서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선친 때부터 남모르게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는 정도.

시 관계자는 “기부를 받는 시 입장에서도 여러 차례 시장님과 ‘차’라도 한 잔하고 가시라고 권유해봤지만 모두 사양했다”고 말했다.

이 기부자는 담당 공무원에게 “어려운 사람들은 겨울나기가 더 힘들다”며 “부족하지만 작은 성의이니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해 달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말까지 김해시에 기탁된 물품과 현금은 모두 14억 1800만원. 시는 기탁된 물품은 19개 읍면동을 통해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에게 전달하고, 현금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복지시설이나 어려운 세대에 전달하고 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