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12)

곰살궂다 올곧다 늡늡하다

2018-12-12     경남일보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웠다가 좀 풀렸다가 하고 있습니다. 맑은 날도 있고 비나 눈이 오는 날도 있습니다. 이런 날씨처럼 사람마다 됨됨이도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람의 됨됨이 성격을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친절하다’는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친절하다’는 한자말과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 ‘곰살궂다’라는 말을 알고 쓰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사람의 됨됨(성질)이 부드럽고 고분고분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친절하다’를 써야 할 때 갈음해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곰살궂게 한다면 다투거나 싸울 일은 없을 것입니다. 비슷한 말로 ‘곰살맞다’, ‘곰살갑다’가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도 있고 우리 배우고 가르치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올곧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곧다’는 사람 마음이 바르고 곧다는 뜻인데 많이 쓰는 말이라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또 ‘속이 너그럽고 활달한 사람’을 두고 ‘늡늡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거나 그런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쓰면 좋을 말입니다. 그런데 둘레 사람들은 보면 속이 너그럽기는 한데 활발하지는 못 한 사람도 있고, 활달하기는 한데 속이 너그럽지 못 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 둘을 다 가진 사람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모임이나 일터에 이런 사람이 한 분만 있으면 모임도 잘 되고 일도 잘 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