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단발머리’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졸업단원
암 환자 위해 길러 온 머리카락 기부

2018-12-27     김귀현
지난 26일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졸업식. 올해 졸업하는 학생들은 그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을 친구·동생을 위해 자르기로 했다.

이번 졸업생 중 전연희(반림중), 홍수아(진해여중), 김시영(창원중앙중), 이혜민(반림중), 김다은(반송여중) 등 5명의 단원은 자른 머리카락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초등학교·중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단원들은 평소 공연을 위해 염색이나 파마를 하지 않은 채 머리를 길러 왔다.

소아암 환우들은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져 대부분 모자나 가발을 착용한다. 매해 소아암 환자 수가 1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기부되는 머리카락 수는 부족하다. 파마와 염색 등 약품처리를 한 머리카락은 가발제작과정에서 녹을 수 있어 기부대상이 되지 않고, 25~30㎝ 길이의 머리카락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부가 쉽지 않다. 이에 모발을 건강히 유지한 단원들은 졸업과 함께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환우를 돕는데 나섰다.

이날 홍수아 단원은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제 머리카락이 좋은 곳에 쓰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짧은 머리도 곧 적응이 되겠죠?” 라며 소감을 밝혔다.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관계자는 “그동안 순수한 하모니로 사랑을 전해온 단원들이 졸업하는 순간에도 머리카락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전했다.

김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