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도 용서치 않았던 사람

정영효 객원논설위원

2019-01-03     경남일보
공자의 핵심 사상은 인(仁)·의(義)·예(禮)다. 그 중에서도 인을 가장 강조했다. 최고의 덕을 인이라고 보고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렇지만 공자도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다. 노나라 정공(定公) 당시 대부였던 소정묘다. 공자가 현재 법무부장관 격인 ‘대사구’라는 관직에 있을 때 소정묘를 대악(大惡) 다섯 가지를 들어 처형했다.

▶당시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 마저도 이러한 공자의 처분을 비난했을 정도로 소정묘는 매우 인망이 두터운 사람으로 포장돼 있었다. 그렇지만 공자는 소정묘가 5대악을 저지르고, 더구나 도당을 짜서 대중을 현혹시켜 체제에 반항하는 조직을 만든 ‘소인(小人)의 걸웅(桀雄)’이므로 주살함이 마땅하다며, 처형했다. 인을 최고 덕목으로 강조했던 공자도 소정묘를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공자가 용서할 수 없는 5대악은 이렇다. △남의 마음을 잘 읽어 사로잡지만 그 속에는 엉뚱한 흑심을 품고 있는 음험한 사람 △불공정·편파적이면서도 겉으로는 공정을 가장하는 사람 △거짓말만 하면서 달변으로 사실인 것 처럼 하는 사람 △실행하는 목적이 나쁘면서 지식이 많은 사람 △여러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면서 한편에서는 갖은 나쁜 짓을 다하는 사람이다.

▶공자가 살았던 2500년 전에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5대악을 저지르는 부류들이 횡행하고 있다.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세상을 문란케 하고 있다. 2019년 기해(己亥)년을 맞았다. 새해는 5대 악을 저지르는 부류들이 사라지고 없는 편안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