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값

2019-01-16     경남일보
논어에는 사람의 나이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으로 15살에 지학(志學)하여 30살에는 이입(而立)하고 40살에는 불혹(不惑)의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리하여 50살에는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에 이르고 60살에는 마침내 이순(耳順)에 달한다 했다.

▶이순이면 거의 반신반인(半神半人)의 경지여서 세상의 모든 일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통달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70살이 넘으면 옛날부터 그때까지 사는 사례가 드물어 달리 표현하지 않고 그냥 고희(古稀)라고만 했고 이순 위에는 단계를 정하지 않았다. 산수니 미수니 하는 말도 논어에는 없는 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이 값을 하라는 의미이다. 40이 넘으면 이미 세상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50이면 하늘에 순응하고 60이면 신의 경지에 도달해야 사람답다는 것이다. 어리다는 말이 곧 나이 값을 못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노이즈마케팅이 대세이다. 이순을 넘은 사람에게 어리다고 하면 치욕이다. 여당대표가 야당대표를 지낸 사람을 일컬어 한 말이다. 나이 60이 넘어서도 ‘버럭’하는 것도 나이답지 못하지만 교만이 지나쳐 상대를 폄하하는 것은 나이답지 못하다. 흔히 쓰는 말로 어른답지 못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말로써 말 많은 정치권에선 특히 나이가 들면 나이 값을 해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