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넝쿨의 무서운 잠식력

박도준(지역부장)

2019-01-20     박도준
도로변을 달리다 보면 산과 연접한 폐경작지나 주택가 주변에 칡넝쿨이 나무를 덮쳐 고사시키고 경관을 해치고 있는 광경을 흔히 본다. 어떤 곳에서는 전신주까지 타고 올라가는 아찔한 모습을 목격할 때도 있다. 도내 지자체에서도 이런 칡넝쿨을 대대적으로 제거하고 있으나 그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으로 경남도가 대대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칡은 산기슭의 양지에서 잘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줄기까지 살아남는다. 줄기는 매년 굵어져 나무로 분류된다. 적당한 습기가 있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잘 자라며 길이는 20m이상 뻗는다. 돌무더기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고사시켜 산림을 황폐화시킨다.

▶배 고팠던 시절, 칡뿌리는 구황식물로 인기가 높았다. 뿌리의 녹말은 갈분이라 하며 녹두가루와 섞어 갈분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칡뿌리는 가을이나 겨울철 남녀노소의 간식거리였다. 이 시절 칡을 보이는 족족 캐 먹었다. 이런 연유로 칡넝쿨이 세력을 뻗칠 여유가 없었다. 폐경작지가 늘고 먹을거리가 풍족해지면서 칡을 캐는 사람이 적어지자 순식간에 산림을 덮쳤다.

▶도내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칡넝쿨류를 1만4876㏊ 제거했다. 지난해 2093㏊를 제거했음에도 아직 3566㏊가 남아 있다고 한다. 방치하면 급속도로 번져 나무 생육에 피해를 준다. 특히 칡넝쿨이 고사시킨 나무는 해충들의 온상이 된다. 산림에 있어 칡넝쿨은 암적 존재로 애써 가꾼 산림이 더 이상 황폐화되기 전에 칡넝쿨을 제거하는데 경남도도 나서야 한다.

박도준(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