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앞선 나주혁신도시

강진성기자·경제팀장

2019-01-28     강진성
강진성기자

28일 부러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전력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공대 입지가 정해졌다는 뉴스다. 위치는 한전 본사에서 2㎞가량 떨어진 부영CC다.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부지 120만 ㎡에 세워진다. 학생 정원은 1000명에 달한다. 한전은 에너지 관련 20년 내 국내 최고, 30년 내 5000명 대학 클러스터 규모의 세계 최고 공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공대, 카이스트 같은 명문대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설립비와 운영비 등 재원 마련 문제가 남아 있지만 나주(광주전남)혁신도시가 타 혁신도시보다 앞서 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대학 유치는 혁신도시 성공에 중요한 요소다.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에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혁신도시 모델이 된 프랑스 ‘소피아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가 그렇다. 프랑스는 수도 파리의 집중화를 낮추기 위해 900여㎞ 떨어진 곳에 소피아앙티폴리스를 만들었다. 바로 옆에 휴양도시 니스(Nice)가 있으니 국토에서 가장 먼 곳이다. 여러 기관과 함께 이전한 곳이 파리국립광산대학(Ecole des Mines ParisTech)이다.

이곳은 대학으로 인해 우수인재가 있다보니 세계 곳곳에서 기업이 찾아든다. 대학은 기관·기업과 협업을 이루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반짝 효과만 봤다. 도시 자생력이나 지역발전 등 추가 동력이 없는 이유는 클러스터가 구축되지 못해서다.

혁신도시 시즌2 계획에도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누가 주체가 돼 어떤 시설을 만들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경남도는 대학이나 공공기관, 또는 기업을 모아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함께 부지 확보가 중요하다. 진주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 대부분은 일찌감치 매각됐다. 토지를 분양받은 일부 기업은 실적이 전무한 곳도 있다. 도저히 자력으로 연구소를 지을 수 없는 곳에 매각한 사례도 있다. 또 혁신도시와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도 명단에 있다.

지나간 일이지만 경남도가 자격심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보니 클러스터 부지는 주인은 있지만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다.

경남도는 건설 여력이 없는 지주들을 설득해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제라도 꼭 필요한, 필요로 하는 곳에 부지가 활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