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치권 설 민심 잘 살펴라

이수기(논설고문)

2019-01-31     경남일보
올 설도 3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민족대이동을 펼칠 거라고 한다. 가족 친지가 어울려 일상의 고달픔을 달래려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하다. 정성껏 차례를 올리고 크고 작은 선물을 나누면서 덕담을 주고받을 것이다.

▶설을 맞아 흩어졌던 가족과 친지들이 만나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정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민심의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는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명절은 ‘민심의 용광로’이기도 하다. 세대 간, 지역 간의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눌 것이다.

▶설 연휴 동안 여야국회의원들은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서울 등 타 지방에서 살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가족들이 고향을 찾아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지역 전체의 생각과 여론인 바닥 민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의 지표로 삼아도 무방할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돼 설 연휴를 즐기지 못하는 백수청년이 태반이다. 수명이 갈수록 길어져 지역마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노후에 대한 복지대책이 없어 오래 사는 것이 고통을 넘어 재앙이라는 푸념도 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눈과 귀를 더 활짝 열어 설 민심을 잘 살피기 바란다. 경기침체의 늪에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탓에 올 설 명절은 유난히 썰렁하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