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털

정영효 객원논설위원

2019-02-07     경남일보
대한민국 큰집(?)에 범털들이 넘쳐난다. 그것도 범털 중에서도 왕범털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관계는 물론 경제계·법조계, 선출직·임명직, 그리고 전직 대왕범털부터 전·현직 소왕범털까지 큰집(?) 신세를 지고 있는 범털들이 유달리 많다. 워낙 큰 거물급 범털들이 많다 보니, 어지간한 거물급은 이제 개털 취급을 당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2019년 새해 벽두부터 또 범털들이 잇따라 큰집(?)에 구속 수감되었다. 최근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이어 김경수 현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큰집(?)에 들어갔다. 전직 대통령부터 전직 대법원장, 전/현직 도지사 및 국회의원, 심지어 돈 많은 대기업 회장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공짜로 큰집(?) 생활을 하고 있다.

▶범털과 개털. 이는 죄수들의 은어(隱語)로서, 둘 다 표준어다. 개털이 돈이나 뒷줄이 없는 일반재소자라면, 범털은 돈 많고 권력 있는 거물급 재소자를 가리킨다. 큰집 역시 죄수들의 은어로, ‘교도소’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범털들의 잇딴 구속은 이번 설 밥상머리에 올랐던 최대 화두이기도 했다.

▶2019년 기해년 첫 명절을 맞았던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희망과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한탄과 한숨, 분노의 소리가 더 많았다. 지지를 보내며 믿었던 범털들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 허탈감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지구촌에서 대한민국 보다 범털들이 더 많은 국가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