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의 변신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9-02-25     경남일보
계란은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가장 서민적인 단백질 보고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귀해 도시락 반찬 중에서도 으뜸으로 쳤지만 지금은 대량생산이 가능해 두부와 함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양보충원이 되었다. 그래서 소비자물가의 주요 체크포인트가 되고 있다.

▶얼마 전 AI가 창궐하면서 양계를 대량 폐기, 계란파동을 겪은 적이 있다. 계란 값이 폭등하고 절대공급이 부족해 해외에서 긴급수입 하는 난리를 피웠지만 우리나라의 계란 값과 수요, 공급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계란도 천차만별이다. 요즘은 기능성 계란이 생산되고 크기에 따라 특란이 존재해 값을 더 쳐준다. 생산 환경에 따라 고급란으로 분류되고 영양학적 가치는 막론하고 유정란은 한 값을 더 쳐준다. 그러나 서민들에겐 공장에서 제품생산 하듯 마구 쏟아져 나오는 양계 알이 대종이다.

▶계란의 신선도를 알 수 있는 생산일자표시가 의무화됐다. 계란에 찍혀있는 앞자리 네 숫자가 생산일자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0301은 3월1일 생산된 계란이라는 표시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재래시장에 가면 아무런 표시가 없는 계란이 유통되고 있다. 가정에서 기른 닭의 알이다. 이런 계란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뜻이다. 생산일자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