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 경남FC 이적 후 2경기만에 ‘시선 집중’

K리그1 개막전·AFC챔스리그 1차전 연속 골 “공격포인트 15개 이상 목표, 보여줘야 할 게 많다”

2019-03-06     연합뉴스
 


프로축구 경남FC의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김승준(25)의 모습이 아직은 낯선 팬들도 있다.

김승준은 2015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4시즌을 울산에서 보냈다. 공도 잘 차고 얼굴도 잘생겨 ‘울산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던 그였다.

울산 입단 첫해인 2015년 11경기에 나와 4골을 넣은 김승준은 2년 차이던 2016년에는 주전 자리를 꿰차고 30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김승준은 아직 A대표팀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연령별 대표팀은 두루 거쳤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제 자리를 걷고 있었다. 울산이 베테랑 공격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점점 출전 기회를 잃었고 팀 내 입지도 좁아졌다. 변화가 필요했던 김승준은 새해 경남으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승준은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갑내기 이영재와 함께 지난 1월 초 경남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K리그1에서 전북 현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쥔 경남도 김승준에게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주며 기대를 드러냈다.

김승준은 지난 1일 홈경기로 치른 성남FC와 2019 K리그1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경남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5일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섰다. 산둥 루넝(중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경기에서 박기동과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경남은 전반에 산둥의 그라치아노 펠레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15분 수비수 우주성의 동점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그러고 나서 김승준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23분 룩 카스타이노스가 상대 미드필드 왼쪽에서 골문 쪽으로 띄워준 공을 가볍게 터치한 뒤 오른발로 감각적으로 돌려놓아 역전골을 터트렸다. 경남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펠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아쉽게 2-2로 비겼지만 선수단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값진 수확이었다.

김승준은 경남 이적 후 치른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연속골까지 기록한 데 대해 “(김종부)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자신감도 많이 붙어있고 동계훈련 때부터 흐름이 좋아 계속 이 흐름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팀원들도 많이 도와주려 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울산에서도 잘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안 돼 아쉬움이 많았다. 경남에서 조금이나마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곧 “앞으로 더 보여줘야 할 게 많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날 산둥의 두 골을 혼자 책임진 펠레의 플레이도 그에게는 자극이 된 듯하다. 김승준은 “큰 키에도 공이 투입됐을 때 키핑을 하고 동료에게 연결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선수구나’ 느꼈다”면서 “괜히 이름 있는 선수가 아니더라”고 펠레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김승준은 경남에서 이제 두 경기를 치렀지만 벌써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K리그를 비롯한 모든 대회를 다 합쳐 공격 포인트 15개 이상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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