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자연의 복수

정영효(객원논설위원)

2019-03-07     정영효
경남을 비롯한 남쪽지역에는 매화, 산수유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봄이 온 것이다. 그런데 봄이 아니다.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도시·농촌 가리지않고 미세먼지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 공습으로 대한민국 전역이 비상이다. 온통 미세먼지로 가득한 회색 세상이다.

▶봄은 ‘새로움·시작·생명력·화창함·흥겨움·생동감·희망’ 등이 연상되는 계절이다. 겨우내내 움추렸던 몸도 기지개를 편다. 바깥 활동도 점차 많아지는 시기다. 그럼에도 바깥 나들이를 자제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있기 때문이다.

▶몽골에서 시작해 북한을 통과해 온 미세먼지와 중국 서북부에서 발생해 각각 베이징과 산둥반도를 거쳐 온 미세먼지 등이 합해져 우리나라 대기를 덮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최악의 공기 질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전 국민이 고통스런 봄철을 맞고 있다.

▶미세먼지는 인간이 저지른 자연훼손에 대한 댓가물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하여 들어감으로써 건강에 치명타를 준다. 더 나아가 조기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죽음의 먼지’라고 불리며, 이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한해 무려 700만명에 이른다. 인류에 대한 자연의 복수가 시작된 것 같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