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大道)

정영효(객원논설위원)

2019-03-11     정영효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서는 ‘큰 도가 행해지고 모두 하나 되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대동사회(大同社會)라고 했다. 대동사회란 중국 전국시대에서 한나라 초 사이에 유가학파 사상가들이 주창했던 이상사회론이다. 옛 성현들은 대동사회와 같이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도의 실행’을 설파했다.

▶노자는 ‘大道之行也(대도지행야)면 天下爲公(천하위공)’이라고 했다. 큰 도가 행해지면 모든 것이 공평무사해져 천하는 만민의 행복한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묵자는 ‘천하무인(天下無人)이면 백성위주(百姓爲主)’라고 했다. 천하에 남이 없으면 백성 모두가 주인이 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고 봤다.

▶예기에서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생각하며,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과 똑같이 생각하는 것을 ‘큰 도를 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큰 도가 행해지면 전체 사회가 공정해져 현명한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게 되며 신의가 존중되고 친목이 두터워져 대동사회가 실현된다고 본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불법과 편법, 비리, 갑질이 만연하다. 천하위공은 없고, 모두가 남이다. 백성위주는 더 더욱 아니다. 현실에서는 큰 도가 아예 실종된 상태다. 무능하고 탐욕스런 사람이 더 득세를 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자기 부모, 자식만 생각한다. 대동사회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 어느 때 보다 큰 도의 실행이 요구되는 시대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