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봄의 향기와 졸음운전의 유혹

김효섭 (사천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감)

2019-03-17     경남일보

경칩을 지나 춘분이 다가온다. 봄이 되면 들과 산에 각종 꽃들이 개화하고, 사람들은 화사한 봄옷으로 단장하고 꽃구경에 나선다.

예전 어르신들은 1년 내내 돈 모아 관광버스를 대절해 꽃 구경 갔지만 지금은 자가용 타고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나들이가는 것이 대세다.

하지만, 봄과 함께 오는 증상인 춘곤증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춘곤증은 추운 겨울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진대사 기능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쉽게 피로를 느껴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으로 인한 졸음운전이 교통사고를 유발해 안타까운 생명이 사라지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8년도 졸음운전과 주시태만 사망자가 153명으로 이는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의 68%에 해당한다. 특히 대형 인명피해 우려가 높은 화물차 사고의 80%가 졸음이 원인이라고 했다.

사천경찰서 관내에서도 2011년 삼천포 대교에서 5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운전자가 점심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졸음운전 사고는 나의 인생에 큰 불행이자 남의 행복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운전 중 차량의 창문을 열어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장거리 운행시는 2시간 전후로 휴식, 스트레칭으로 몸 풀기 등이 요구된다.

2018년도 사천경찰서 관내에서 약 17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했다. 원인에 대한 유형별 분석 결과 보행자가 8명,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8명으로 나타났다.

사천경찰서는 삼천포항 일원 도로에 대해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적용, 일반 도로는 제한속도를 60㎞/h에서 50㎞/h로,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등 일부 구간은 40㎞/h에서 30㎞/h로 하향 조정해 시행 중이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 운전자도 차량에서 내리면 보행자입니다’

졸음운전 예방과 안전한 속도 유지, 정지선 지키기 등으로 모두가 행복한 봄 나들이가 되길 기대한다.

 


김효섭 (사천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