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KM-53 동면서 깨…복원에 합심해야

2019-03-17     경남일보
반달가슴곰 KM-53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이동 중인 것이 확인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은 가야산국립공원 및 수도산 일대에서 활동 중인 KM-53이 지난 6일 동면에서 깨 김천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반달곰은 2015년 지리산에 방사된 뒤 세 차례나 수도산으로 달아난 곰으로 지난해 5월 함양부근 고속도로에서 대형버스와 충돌해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동하는 것을 좋아해 콜럼버스, 고속버스와 충돌 후에도 살아나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재활치료 후 지난해 8월 김천 수도산에 방사했는데 가야산에서 동면에 들어갔다가 최근 깨어났다.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활동반경은 하루에 약 7km를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반달곰이 언제 어디서 또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양 백운산에서 올무에 걸려 반달가슴곰(KM-55)이 숨지는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엽구는 포획방법이 매우 잔인해 야생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매우 위협적인 도구이다.

환경당국은 반달가슴곰이 안전하게 지내도록 이동로에 올무 창애 등 불법엽구 수거 활동 등 곰 서식환경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봄철 등산인과 임산물 채취를 위해 산을 찾는 현지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예상되는 사고도 우려하고 있다.

곰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곰을 복원하는데 또 다른 장애가 된다. 더욱이 아무리 반달곰이라 해도 사람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측은 반달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또 산에서 배설물 상사리 발자국 등 곰의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피하고,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촬영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지리산 반달곰을 복원하는데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인간의 손에 의해 사라진 곰을 복원하는데 걸음마를 하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가 합심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