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을 때마다

이신남(시인·논술강사)

2019-03-21     경남일보
이신남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마음의 거리란 지척임에도 천리가 되고 만리가 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낯선 곳 낯선 땅에서라도 만리가 지척일 때가 있다. 한창 좋은 감정으로 머릿속 온통 한 사람 생각만으로 가득했었던 시간들, 더군다나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옆에 있어도 그리울 만큼이니 그 마음이야 오죽할까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가수 이선희가 불렀던 대중가요 가사 중의 일부다. 나의 연애담에서 기억에 남는 하나를 떠올린다면 경상도 남자 무뚝뚝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유일한 한 마디가 있다. “보고 싶을 때마다 혼자 살짝 꺼내서 볼 수 있게 고마 니를 내 안주머니에다 넣고 다니고 싶다” 생각하면 살짝 웃음이 난다. 굳이 ‘사랑한다, 너 뿐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 한 마디에 모든 감정이 전달되는 사랑의 표현에 감동한 적이 있었던 그때. 요즘처럼 문자나 전화목소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그 시절의 만남은 무작정 기다림으로 며칠을 보고 싶어도 참아야하는 순간들이 많았고 약속된 시간만큼은 참으로 행복했었다. 그러니 보고도 날마다 또 보고 싶었던 연애 감정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고싶어요’의 노랫말에 누구나 공감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고 싶은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한 부분이다 보니 일간지에 연재한 소설 ‘청사홍사’의 내용 이별장면에 시 한 수를 넣으며 황진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소세양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과 적절하다하여 ‘알고싶어요’가사 내용을 황진이의 한시 7언 율시로 표현하며 전환해서 올리기도 한 내용으로 황진이의 시가 먼저다 이선희의 노래 ‘알고싶어요’가 먼저다 라는 글들도 많다.

사랑이란 살아가면서 빼어 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기에 누구나 마음안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시간과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을 것이고 모든 일상에서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한 것은 인지상정. 요즘 세대들의 연애방식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실리를 더 따지며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상황들을 보면서 과거와는 달리 페미니즘을 주장하며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기에 복종과 순종의 낱말이 거의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마음이 행복한 사람과는 삶을 윤택하게 한다. 그 행복의 기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갈수록 짧아지는 요즘, sns에서 옮겨 본 배우자에 관한 글이다. 연인이다가 친구였다가 노년에는 간호사라는 글을 보면서 행복한 노년을 맞으려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마만큼 하시나요’ 결혼 25년차 지척에 있는 당신과 나 마음의 거리는 얼마일까?

 

이신남(시인·논술강사)